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경계에 선 패션 · 아트 딜러 켈리 조의 특별한 멋
김경/ 패션지 <바자> 피처 디렉터
머리에서 발끝까지 샤넬로 무장한, 이른바 샤넬 마니아라는 사람들을 그다지 곱게 보지 않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샤넬로 전신은커녕 팔모가지 하나 치장할 능력도 없거니와, 우아한 상류층 여성의 전매특허 이미지를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게 왠지 쿨하지 않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좀더 솔직히 얘기하면 마음속으로 어쩌면 과시와 허영, 그리고 사용 한도액 1천만원 이상의 신용카드로 무장한 명품족 바보라고 무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얼마 전 켈리 조라는 친구를 알게 되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인간인지 깨닫게 됐다. 켈리는 자칭 샤넬 마니아였다. 동네 슈퍼마켓에 갈 때도 샤넬을 입는다는 이 아가씨는 <바자>와의 인터뷰 장소에 지난 F/W에서 카르멘 카스가 입었던 샤넬의 ‘트위드 마니아’ 재킷에, 한겨울에도 기분 좋게 팔랑거리는 샤넬의 흰색 초미니 팬츠 차림으로 나타났더랬다. 그리곤 왜 그렇게 샤넬 일색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샤넬이란 제품만을 알고 사랑하다가 ‘코코 샤넬’이란 여성의 히스토리를 접하게 되었을 때쯤, 미술이 패션과 얼마나 소중한 연인 관계인지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 창의적인 관계에 크게 영향받았거든요. 그들은 서로 강력한 조언자들이자 창의적 동지들이었는데 부르주아의 세계와 보헤미안의 삶을 오가며 ‘복선운동’을 함께 실천했어요. 가난한 예술가들은 탐욕스럽고 위선적인 부르주아들의 낡은 정신을 공격했고, 샤넬은 당시 부르주아들이 고고하게 지켜오던 복식의 틀과 형식을 파괴하여 여성들을 불편한 관습에서 해방시켰죠.”
디자이너 코코 샤넬에 비하면 패션·아트 딜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켈리는 웹사이트에서 명품 옷이나 팔고 있는 장사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고가의 명품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은 미술품도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켈리마마’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명품 옷을 팔며, 옷을 사러온 사람들에게 한국의 전도유망한 현대 미술가들을 소개하고 작품도 판매하게 된 것이다. 옷과 그림을 선정하는 방식도 꽤 도발적이다. 코코 샤넬이 그랬듯이 켈리 그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편견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기피 대상인 옷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심지어 그녀 자신이 노출이 심한 아이템의 모델이 되어 옷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트 부문에서는 ‘아토마우스’의 이동기에 이어 그녀가 요즘 밀고 있는 작가는 노석미인데, 켈리와 그녀의 남편은 런던의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들과 은밀하게 결탁하여 그들을 해외에 ‘화끈’하게 소개할 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켈리를 만나기 전까지 명품 애호가들이 무슨 서약처럼 읊어대는 ‘디자이너의 정신을 입는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나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또한 켈리는 고고하기 짝이 없는 런던의 명품 숍마스터와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신감 있고 섹시한 동양 여자로 크게 어필하고 있는데, 그 성공 전략에 대해서 묻자 이런 멋진 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Be honest!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거예요. 천박한 것, 고고한 것, 사치스러운 것, 화가 나는 것,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것 등 모든 감정에 솔직해질 때 더 보기가 좋다는 거죠.”

<바자> 제공
디자이너 코코 샤넬에 비하면 패션·아트 딜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켈리는 웹사이트에서 명품 옷이나 팔고 있는 장사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고가의 명품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은 미술품도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켈리마마’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명품 옷을 팔며, 옷을 사러온 사람들에게 한국의 전도유망한 현대 미술가들을 소개하고 작품도 판매하게 된 것이다. 옷과 그림을 선정하는 방식도 꽤 도발적이다. 코코 샤넬이 그랬듯이 켈리 그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편견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기피 대상인 옷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심지어 그녀 자신이 노출이 심한 아이템의 모델이 되어 옷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트 부문에서는 ‘아토마우스’의 이동기에 이어 그녀가 요즘 밀고 있는 작가는 노석미인데, 켈리와 그녀의 남편은 런던의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들과 은밀하게 결탁하여 그들을 해외에 ‘화끈’하게 소개할 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켈리를 만나기 전까지 명품 애호가들이 무슨 서약처럼 읊어대는 ‘디자이너의 정신을 입는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나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또한 켈리는 고고하기 짝이 없는 런던의 명품 숍마스터와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자신감 있고 섹시한 동양 여자로 크게 어필하고 있는데, 그 성공 전략에 대해서 묻자 이런 멋진 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Be honest!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거예요. 천박한 것, 고고한 것, 사치스러운 것, 화가 나는 것,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 것 등 모든 감정에 솔직해질 때 더 보기가 좋다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