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리모델링 마친 세종문화회관 재개관… 편안한 객석 · 선명한 음향 등으로 관객맞이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3·1절 기념식부터 패티김 쇼까지 ‘다목적 국민 공연장’으로 쓰여온 서울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이 새단장을 하고 화려한 출발을 한다. 2월28일 열리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연주를 시작으로 70일간 페스티벌이 열린다. 1978년 개관한 이래 처음 시도된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대극장은 낡은 무대와 음향시설·객석을 전면 교체했다. 1년 남짓 318억여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결과였다. 재개관을 4일 앞두고 2월24일 새 마감재에서 풍기는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았다.
간격 넓어진 객석엔 장애인석까지
일단 관객들이 가장 큰 차이를 느낄 만한 것은 객석. 예전의 3822석에서 700여석을 들어내 3075석으로 줄여 좌석의 앞뒤 간격이 넓어졌다. 소리를 빨아들이는 바닥의 카펫 대신 나무를 깔았다. 공기조절 장치를 객석 바닥에 설치해 천장에서 에어컨 소리가 웅웅 울려 공연을 보러온 관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던 것도 개선했다. 1층 객석은 뒷부분을 60cm가량 높이고 경사를 만들어 시야를 확보했다. 의자도 다시 배치해 앞사람과 엇갈려 놓음으로써 무대를 바라보는 데 걸리지 않도록 했다. 객석 등받이에 자막기를 달아 오페라·뮤지컬·판소리 공연 때 줄거리와 대사가 액정 모니터를 통해 영어·일어·이탈리어 3개 국어로 흐르도록 했다. 모니터 화면이 너무 밝고 커서 공연에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대 옆에 걸려 있는 대형 자막기를 틈틈이 바라보며 공연을 감상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편리하다. 하지만 3층은 경사가 심해 모니터를 보는 것이 힘들어 액정 화면 대신 좌우 벽에 스크린을 달았다. 2층 귀빈석은 없애고 휠체어를 탄 채 볼 수 있는 장애인석을 1·2층에 30개 마련했다. 객석에 앉자 서울시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달라진 소리를 확인시켜줬다. 잔향이 부족해 벽이라도 친 듯 답답하게 들리던 소리가 풍성하게 전달됐다. 객석 끝에 앉아서도 마이크를 대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가 명료하게 들렸다. 세종문화회관이 공연장으로서 가졌던 고질적 단점은 너무 크다는 것. 군사정권 때 국가행사를 과시적으로 열기 위한 목적이 컸던 세종문화회관은 무대와 3층 객석 사이 거리가 54m나 된다. 음향 전문가들은 극장 좌우폭이 20m 이상 되면 측면반사음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극장은 태생적으로 지닌 무대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음향보정 장치를 도입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마이크로 음을 채집한 뒤 벽면 안에 넣은 240개의 스피커가 필요한 조건에 따라 잔향과 음압을 조절해 재현해준다. 끝에서도 선명한 사람 목소리 이번 대극장 공사 뒤 측정한 잔향치는 1.5초. 잔향 시간이 늘어나면 소리가 더욱 고르고 예쁘게 들린다. 파이프오르간이나 합창처럼 긴 잔향 시간이 요구되는 무대는 이번 공사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됐다. 또한 무대에 얇고 가벼운 원목 음향판을 달아 연주자가 자기가 내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으며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 뒤쪽도 변화가 크다. 배경막과 조명, 무대세트를 고정하는 배튼이 기존 20개에서 39개로 늘어났고, 배튼 오르내리는 속도도 3배 더 높여 오페라 등을 공연할 때 장면전환이 훨씬 빨라졌다. 세종문화회관 재개관으로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 등이 주도하던 서울 강남 중심의 공연 문화가 강북에서도 붐을 이루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아트센터 박영철 부장은 “그동안 지방의 공연장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수리공사가 있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장충동 국립극장(?월)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005년 상반기 공사) 등 이제 우리나라 공연장에도 본격적인 리모델링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26년 만에 새단장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음향이 대폭 개선됐다. 음향 시연회를 열고 있는 서울시합창단.
일단 관객들이 가장 큰 차이를 느낄 만한 것은 객석. 예전의 3822석에서 700여석을 들어내 3075석으로 줄여 좌석의 앞뒤 간격이 넓어졌다. 소리를 빨아들이는 바닥의 카펫 대신 나무를 깔았다. 공기조절 장치를 객석 바닥에 설치해 천장에서 에어컨 소리가 웅웅 울려 공연을 보러온 관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던 것도 개선했다. 1층 객석은 뒷부분을 60cm가량 높이고 경사를 만들어 시야를 확보했다. 의자도 다시 배치해 앞사람과 엇갈려 놓음으로써 무대를 바라보는 데 걸리지 않도록 했다. 객석 등받이에 자막기를 달아 오페라·뮤지컬·판소리 공연 때 줄거리와 대사가 액정 모니터를 통해 영어·일어·이탈리어 3개 국어로 흐르도록 했다. 모니터 화면이 너무 밝고 커서 공연에 몰입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대 옆에 걸려 있는 대형 자막기를 틈틈이 바라보며 공연을 감상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편리하다. 하지만 3층은 경사가 심해 모니터를 보는 것이 힘들어 액정 화면 대신 좌우 벽에 스크린을 달았다. 2층 귀빈석은 없애고 휠체어를 탄 채 볼 수 있는 장애인석을 1·2층에 30개 마련했다. 객석에 앉자 서울시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달라진 소리를 확인시켜줬다. 잔향이 부족해 벽이라도 친 듯 답답하게 들리던 소리가 풍성하게 전달됐다. 객석 끝에 앉아서도 마이크를 대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가 명료하게 들렸다. 세종문화회관이 공연장으로서 가졌던 고질적 단점은 너무 크다는 것. 군사정권 때 국가행사를 과시적으로 열기 위한 목적이 컸던 세종문화회관은 무대와 3층 객석 사이 거리가 54m나 된다. 음향 전문가들은 극장 좌우폭이 20m 이상 되면 측면반사음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극장은 태생적으로 지닌 무대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음향보정 장치를 도입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마이크로 음을 채집한 뒤 벽면 안에 넣은 240개의 스피커가 필요한 조건에 따라 잔향과 음압을 조절해 재현해준다. 끝에서도 선명한 사람 목소리 이번 대극장 공사 뒤 측정한 잔향치는 1.5초. 잔향 시간이 늘어나면 소리가 더욱 고르고 예쁘게 들린다. 파이프오르간이나 합창처럼 긴 잔향 시간이 요구되는 무대는 이번 공사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됐다. 또한 무대에 얇고 가벼운 원목 음향판을 달아 연주자가 자기가 내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으며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 뒤쪽도 변화가 크다. 배경막과 조명, 무대세트를 고정하는 배튼이 기존 20개에서 39개로 늘어났고, 배튼 오르내리는 속도도 3배 더 높여 오페라 등을 공연할 때 장면전환이 훨씬 빨라졌다. 세종문화회관 재개관으로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 등이 주도하던 서울 강남 중심의 공연 문화가 강북에서도 붐을 이루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아트센터 박영철 부장은 “그동안 지방의 공연장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수리공사가 있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장충동 국립극장(?월)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005년 상반기 공사) 등 이제 우리나라 공연장에도 본격적인 리모델링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