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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수탉효과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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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3-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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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더라도 내심 ‘성행위와 건강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성교 회수가 몇 번이면 건강에 좋고 어느 정도면 해로운 수준인가를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알맞은 정답은 없다. 연령층에 따라 다르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고, 각자의 의욕(여기서는 성욕)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략적인 지침은 있어야 하기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만든 가이드라인 가운데 하나가 ‘나이에 9를 곱하는 공식(?)’이다. 나이가 20대이면 ‘2x9=18’로서 10일에 8회, 30대는 ‘3x9=27’이므로 20일에 7회, 40대는 ‘4x9=36’이므로 30일에 6회라는 계산이 나온다. 건강한 성은 심신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고, 건강한 심신은 건강한 성에 좋은 영향을 준다.

동물의 수탉 효과와 사람의 성 중독증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수컷은 씨를 가능한 한 많이 퍼뜨려 종의 종속을 보존하려는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 동물의 암컷은 수태하기에 충분할 정도만 교미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반해, 수컷은 기회만 있으면 교미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예컨대 닭의 경우 수탉은 ‘밝힘증’이 상상을 초월해 암탉과 60회 이상 쉴 새 없이 교미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수탉은 동일한 암탉과 하루에 5회 이상 교미하지는 못한다. 여섯 번째가 되면 완전히 흥미를 잃어서 교미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암탉을 데려오면 처음 교미하는 것처럼 원기를 회복한다. 이러한 현상을 이른바 ‘수탉 효과’라고 한다.

소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 황소가 동일한 암소와 7회를 교접하고 나면 흥미를 잃어버리지만 새로운 암소를 데려오면 처음 교접하는 것처럼 다시 왕성해진다. 심지어 열번째의 새로운 암소를 대할 무렵에도 황소는 여전히 왕성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관찰이었다. 아주 흥미로운 점은 양에서 나타났다. 양의 경우에도 5회의 교미가 한도이다. 이미 교접한 양에게 향수를 뿌려 냄새를 바꾸거나 머리를 자루로 감추는 등의 위장을 한 뒤 숫양에게 데려가도 역시 교접을 하지 못했다. 바람기는 수탉효과에 따른 산물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성 충동이 너무 강력해 성중독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남자들 중에는 약 8%가, 여자들 중에는 약 3%가 성 중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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