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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통증 환자들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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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2-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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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스스로의 고통에 힘겨워하면서도 뾰족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기 일쑤다. 몇 가지 사항만 기억해도 나름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병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고 있다. 통증이 생겼을 때 언제 그리고 어떤 병원에 가야 하는지,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지 등을 모른다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또한 환자들은 남의 말을 너무 잘 듣는 게 통증을 강화하기도 한다. 속된 말로 “환자는 귀가 얇다”고 한다. 원인이 비슷하고 통증의 부위도 비슷한 사람 사이에도 그 병의 경과 과정이 다르고 치료 반응도 다르다. 하물며 원인이 다른 통증에 있어서는 비록 부위가 같고 그 성질이 비슷하다 해도 치료 방법은 상당히 다르게 마련이다.

환자들이 통증에서 벗어나려면 의사의 말을 잘 듣는 게 중요하다. 약을 먹는 습관에 있어서 우리나라 환자들은 ‘제 멋대로’인 경우가 흔하다. 의사의 처방이나 지시에 상관없이 약의 용량을 늘이거나 줄이기가 일쑤고, 어떤 때는 임의로 약을 끊기도 하고 또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투약 행태는 약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부작용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만성 통증 환자들이 무턱대고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는 것도 치료를 방해한다. 이 방황하는 치료 행각의 주된 원인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통증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유명한 곳’을 찾아 헤매다 보면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어느 병원에 가는 것이 나에게 더 편리하고, 어느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무조건 ‘유명한 병원’과 ‘유명한 의사’를 찾는 것은 치료를 망치기 쉽다.

현명한 환자가 되기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첫째 불친절한 의사한테는 가지 말라. 둘째, 못마땅한 의사에게는 가지 말라. 셋째, 믿지 못할 의사에게는 가지 말라. 넷째, 설명을 잘 안 해주는 의사에게는 가지 말라. 현명한 환자가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첫째 친절하고 믿음직스러운 의사를 수소문해서 찾아라. 둘째, 일단 주치 의사를 정한 뒤에는 그를 탁 믿고 그의 처방과 지시에 충실히 따르라. 건강은 현명한 사람의 몫이며, 동시에 노력하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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