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기/ 광주 플라톤 아카데미 논술강사
그러나, 광장은 광장이 아니다 그럼 우리가 광장이라고 생각하는 공적인 시공간은 어떤가? 한마디로 현대인의 사회적 삶은 어떤가 하는 거야. 학생들의 사회적 삶이야 워낙에 팍팍하다지만, 어른들이라고 해도 별수 없어. 거칠게 일반화하면, 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돈벌이’에 매달리는 시공간이랄 수 있겠지. 그런데 이런 걸 광장, 즉 공적 영역이랄 수 있는가? 현대인의 사회적 삶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를 보면 충격적이야. 그 많은 사회적 삶들이 목표로 삼는 건, 불행히도, 자기 이익이야. 공적인 이익을 목표로 하는 삶은, 예외적인 소수를 제외하고는, 없다는 거지. 결국 형식적인 광장만 있을 뿐, 모두들 그 광장에서 밀실만 추구하고 있다는 거야. 시장, 유일한 시공간 그리하여 현대인들은 밀실다운 밀실도, 광장다운 광장도 없는 삶을 떠돌고 있다는 결론이 나와. 왜 이렇게 됐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해. 우리네 삶이 전부 다 ‘시장의 영역’에 포섭돼버렸기 때문이지. 방구석부터 내 발길 닿는 모든 곳까지 시장이 몽땅 장악해버렸다는 거지. 저마다 시장의 신, 물신의 은총을 받기 위해 발버둥치는 시장의 노예가 돼버렸다는 거야. 이 물신이야말로 현대사회의 유일신인 셈이지. 광장과 밀실의 공존을 꿈꾸며 마르크스는 ‘자유로운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하여 꾸려나가는 공동체’의 상을 제시했어. 밀실과 광장의 공존을 꿈꾼 거지. 이건 어떻게 가능할까? 역사는 어떤 때는 밀실(개인주의)을, 어떤 때는 광장(공동체주의)을 추구하면서 비틀거려왔고, 현실은 둘 다를 잃어버렸어. 이런저런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고 우리마저 포기해야 하나? 어른들이 그랬다고 우리마저 그러려니, 우리가 어쩌겠어, 하며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해볼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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