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세상 만물은 온갖 리듬을 타고 움직인다. 아니 이 우주의 삼라만상이 리듬 자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만 해도 100여종의 리듬파가 있는데, 이들이 생리현상과 질병 상태와 약의 효과를 결정한다.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갖는 3가지 바이오리듬은 23일의 신체리듬, 28일의 감성리듬, 33일의 지성리듬이다. 이처럼 긴 리듬뿐만 아니라 비교적 짧은 리듬도 수두룩하다. 즉, 하루를 한 주기로 하여 오르락내리락하는 서카디안리듬(일일리듬)이 따로 있다.
생체리듬에 따라 하루를 살펴보면, 오전 6~9시에는 심장 박동 수가 증가하고, 체온이 상승하며,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분비가 절정에 이른다. 이 시간대에는 혈압이 오르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편두통의 증상도 악화된다. 오전 9~10시에는 협심증, 허혈성 심장질환, 심근경색,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발생률이 하루 중 가장 높다. 생리적 혈전용해 인자를 파괴하는 물질이 이 시간대에 증가되어 혈액의 점도를 최고로 높이기 때문이다. 생리적 혈전용해 인자는 우리 몸에서 혈전이 생기자마자 이를 모두 용해하는 물질이다.
오전 10~11시에는 마음이 안정되고, 사고가 좀더 이성적으로 작동하며, 단기 암기력이 15%나 더 향상되고, 기분도 좋아지는 시간이다. 이때 회의를 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오전 11시에서 정오 무렵에는 시력이 가장 좋아지며, 한낮에 증상이 특별히 악화되는 질병은 별로 없다. 오후 1~2시에는 심신의 활기가 좀 떨어지고 노곤하게 느껴진다. 오후 3~4시는 신체의 유연성이 증가하고 근육이나 운동신경의 기능이 좋아진다. 오후 5~7시에는 감정적으로 예민해지거나 혈압이 오르기 쉽다. 이에 따라 속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소화성 궤양의 증상이 가장 악화될 수 있다.
오후 8~9시는 피부가 과민해지는 시간대이다. 오후 9~11시는 뇌의 여러 가지 호르몬이 분비되어 뇌세포의 전기활동을 둔화시켜 수면상태를 유도한다. 자정부터 오전 3시 사이는 혈압, 맥박,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 등이 낮아져 몸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다. 오전 3~5시는 부신 호르몬인 코티졸의 농도를 비롯해 체온, 혈액 내 산소 소모량 등이 가장 낮다. 특히 히스타민의 분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기에 천식 같은 폐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타고난 자기 리듬에 맞추어 사는 훈련이 중요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 있는데, 밤은 음이며 창조의 시간이고 낮은 양이며 활동의 시간이니 올빼미형은 창조적인 사람이고 종달새형은 활동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