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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세계화폐에 새겨진 ‘운동권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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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2-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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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류관순과 같은 독립운동가나 혁명가를 화폐에 등장시키고 있는 나라는 적지 않다. 운동권 인물이 화폐에서 터부시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인도네시아 독립운동의 여걸 튜트 낙 디엔. 1만루피아 화폐에 등장한다.
제국주의에서 독립한 나라가 많은 라틴아메리카에 이런 경향이 강하다. 20세기 초 혁명을 겪은 멕시코에서는 급진적 인물들도 화폐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10페소 지폐에는 멕시코혁명 때 농민군 지도자였던 에밀리아노 사파타가 등장한다. 50페소 지폐에는 19세기 초에 활약한 성직자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혁명가인 호세 마리아 모렐로스가 출연한다. 게릴라 투쟁을 벌인 그는 나중에 왕당파에 붙잡혀 파문당한 뒤 처형됐지만, 화폐인물로 부활했다. 아르헨티나의 5페소와 10페소 화폐에는 민족운동지도자인 호세 데 산 마르틴과 마누엘 벨그라노가 각각 등장한다. 역시 베네주엘라의 화폐에는 독립운동가 3명이 잇따라 등장한다. 1천볼리바르 지폐에는 ‘라틴아메리카 해방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은 시몬 볼리바르가, 5천볼리바르에는 역시 민족운동 지도자인 프란시스코 데 마란다가, 1만볼리바르에는 시몬 볼리바르를 도와 역시 민족해방투쟁을 벌인 안토니오 호세 데 수크레가 등장한다. 유럽의 헝가리 500포린트 지폐에는 18세기 초반 민족운동지도자인 페렌치 라코스치가 주인공이며, 아이슬란드 500크로나 화폐에도 19세기 후반 민족운동지도자인 욘 시구르드손이 출연한다.

여성으로서는 18세기 초 인도네시아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튜트 낙 디엔이 인도네시아 1만루피아 화폐에 등장한 것이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다른 범주인 여권운동가로서는 뉴질랜드의 케이트 세퍼드가 10뉴질랜드달러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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