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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마음 다잡아 질병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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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2-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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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엔엘피(NLP)라 불리기도 하는 신경언어프로그램 요법은 1970년대 초반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언어학 교수인 존 그라인더와 당시 심리학과 학생이었던 리처드 밴들러가 함께 창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언어프로그램 요법의 근본적인 목표는 한마디로 ‘치유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시 프로그램해서 현재 자신의 불건강한 상태를 자신이 원하는 건강한 상태로 바꿔놓는 것’이라 할 수 있다. NLP는 ‘Neuro-Linguistic Programming’의 약어로 정신요법과 영상법을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일종의 심신기법이다.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이 요법은 무슨 약이나 기계를 사용하는 치료법이 아니다. 생각과 행태, 프로그램이라는 세 가지 개념이 모두 동원된 치료법으로, 생각은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행동은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관관계를 이용한다. 다시 말해 생각과 언행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심신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치료법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에 담긴 뜻이 그대로 신경언어프로그램 요법에 적용된다. 어떤 말을 자꾸 되풀이하면 그 내용이 뇌 속에 깊이 입력돼 궁극적으로 우리 몸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변하는 이른바 ‘자기 성취적 예언’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뇌는 몸이 건강한 쪽으로 변하도록 필요한 면역학적 반응을 활성화한다.

NLP 전문가들은 환자가 스스로를 다시 되찾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치료에 임한다. ‘자기 자신이 바로 그 병 자체’라고 생각하는 환자, 즉 병으로 둔갑된 환자를 우선 병과 분리시켜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가 병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아예 자기 자신이 병 자체인 줄 알고 있는 환자에게 “당신이 바로 그 병이 아니고, 당신의 진짜 정체는 바로 이것이오” 하고 자신의 정체를 되찾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질병에 관한 환자의 잘못된 인식은 몸속에 내재한 자연치유력의 활성화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현재 신경언어프로그램 요법은 다양한 질병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요법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고 삶의 질이 향상된 질환으로는 알레르기·관절염·편두통·공포증·파킨슨병·암·에이즈 등을 꼽을 수 있다. 침술, 한약, 동종요법, 식이요법을 병행해 환자에 적용하면 더 좋은 임상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요법은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경언어프로그램 요법이 미래 의학에서 상당히 각광받는 분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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