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병의 치료를 위해 약물치료를 비롯해 수술치료, 심리치료, 물리적 치료 등을 동원한다. 물리적 치료에는 손으로 만지거나 누르고 비트는 등의 수기요법이 포함된다. 이 수기요법 가운데 특별히 머리뼈와 엉치뼈를 마사지해 병증을 호전시키는 치료법을 두개천골요법(Cranio-Sacral Therapy)이라 한다. 두개골은 머리뼈요 천골은 엉치뼈이니 ‘머리엉치 요법’이라 해도 무방하나 일반적으로는 두개천골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뇌를 덮고 있는 8개의 머리덮개뼈와 5개의 엉치뼈가 있다. 이들은 뼈의 접합부가 견고히 붙지 않아서 손으로 만지면 움직여지다가 나이가 들면서 거의 완전히 붙어버린다. 거의 완전히 붙었다는 것은 ‘약간의 움직임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두개천골요법 전문가들은 이 약간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으며, 또 이를 이용해 뇌척수액의 압력 변화에 따른 반응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 바탕으로 삼아 치료한다.
심장에는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리듬이 있고, 폐 역시 나름의 규칙적인 리듬이 있다. 이와 비슷한 제3의 리듬도 있다. 바로 뇌척수액의 리듬이다. 뇌와 척수를 에워싸고 흐르는 뇌척수액은 보통 120~150cc 정도가 있는데, 하루에 평균 500cc 정도가 혈관에서 새어나오며 같은 양이 다시 혈관으로 들어가곤 한다. 혈관으로부터 뇌척수액이 스며나올 때는 뇌척수압이 올라가고, 반대로 혈관 안으로 재흡수될 때는 뇌척수압이 내려간다. 이 척수액의 분비와 재흡수의 리듬이 1분에 6~10회 정도 되풀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련된 두개천골요법 전문가들은 뇌척수액의 리듬을 감지해 치료에 적용한다. 머리뼈나 엉치뼈 관절의 움직임이 어느 특정 부위에서 유별나게 제한되어 있다면, 그 관절운동 제한과 어떤 질병과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관절 제한을 풀어줘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개천골요법은 접근방법에 따라 관절봉합부 이완방법(사더랜드 창시), 뇌척수막을 움직여 자극하는 접근법(어풀레저 창시), 두피나 관절봉합부에 위치한 반사 반응점을 자극하는 방법(데야르네트 창시) 등 3가지로 나뉜다.
두개천골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질환에는 각종 만성 통증, 두통, 악관절통, 정서불안, 중풍 합병증, 간질, 뇌성마비, 이명증, 고혈압, 저혈압, 근육질환, 축농증, 구토, 스트레스 등이 있다. 난산 후유증이 있는 갓난아기에게는 머리뼈가 아직 연한 상태이기에 특히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전세일 |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 방기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