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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새/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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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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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플로팅 시티(A Floating City)

‘오른손으로는 동양, 왼손으로는 서양의 정서를 담아내는 피아니스트’. 이런 찬사가 쏟아지는 린 하이는 중국 땅이 길러낸 토종 연주자다. 1969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나 작곡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1992년 중국 중앙음악원을 졸업해 정규 클래식 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재즈에 관심이 많았던 린 하이는 클래식의 경계를 벗어나 뉴에이지 음악으로 전향했으니, 2000년에 발표한 <캣>(Cat)이 그 첫 번째 결실이이었다. “누군가를 방해하고 싶지 않죠. 그런 만큼 누군가가 절 방해하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폐를 끼치기도, 폐를 입기도 싫은 린 하이의 쿨한 기질은 청명한 선율이 가득 담긴 이번 음반과도 일맥상통한다. 그것은 도시 속에 익명으로 파묻혀 주변에 냉담한 듯하면서도 스스로 더 외로운 21세기 젊은이의 모습과도 닮았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도시의 노마드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거리를 걸으며 시간의 변화를 세심히 포착하고 그 느낌을 즐긴다. 첫 곡 <모닝 스타>(Morning Star)에서 시작해 마지막 곡 <마더 오브 더 나잇>(Mother of the Night)으로 마무리짓는 이 음반은 도시에서 하룻동안 일어나는 감흥을 묘사한다. 그것은 곧 사라질 아침 별, 공원을 나는 비둘기, 먼지를 뒤집어쓴 가로수, 가보지 않은 골목길, 팽팽한 욕망으로 무장한 젊은 아가씨들, 그리고 도시를 재우는 밤의 어둠 등이다. 새벽의 활기나 모자란 아침 잠의 아쉬움 대신 이제 곧 눈에 보이지 않게 될 새벽 별에게 바치는 정갈한 가락 <모닝 스타>, 왈츠의 리듬으로 도시의 일상 리듬을 표현한 타이틀 곡 <플로팅 시티>,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곡집 1번의 가락을 채용해 자장가처럼 위로하는 <마더 오브 더 나잇> 등 12곡이 담겼다. C&L뮤직.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이 부르는 세계의 유명 민속 음악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린이합창단인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은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프리마돈나 홍혜경씨와 같은 스타를 길러낸 산실이기도 했다. 이번에 낸 세계의 유명 민속 음악집(World Folk Songs)은 우리 귀에 익숙한 세계의 유명 민속 노래 24곡을 맑고 고운 음색으로 담았다. 어릴 적 음악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만으로도 거의 ‘우리 노래’가 되다시피 한 노래들을 하나씩 되새기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으로 시작하는 <연가>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전통 민요로서 원제목은 ‘영원한 밤의 우정’을 뜻하는 <포 카레카레 아나>이다. 파리의 아름다운 거리, 샹젤리제를 노래한 <샹젤리제>는 처음엔 런던의 거리를 노래한 <워털루 로드>였지만 휘황찬란한 샹젤리제 거리를 느릿느릿 걷는 듯한 조닷산의 노래가 히트를 치는 바람에 영국보다 프랑스 노래로 더 많이 알려졌다. 이탈리아 테너들이 앙코르곡으로 즐겨 부르는 <푸니쿠니 푸니쿨라>는 나폴리 베수비오산을 오르는 궤도 열차의 완성 축하식을 위해 1880년에 작곡한 곡. 저 산 위에 올라가면 스페인과 프랑스가 보인다며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자고 재촉하는 내용이다. <발데리>는 도보여행의 즐거움을 표현한 곡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독일 민요 중의 하나다.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은 이 음반 외에도 <아름다운 한국의 노래들>도 함께 냈다. 시샵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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