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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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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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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

이헌 지음, 갈무리(02-325-4207) 펴냄, 9800원

철학도 출신의 신예작가가 쓴 이 소설은 야심만만하다. 일제 식민지 조선과 히틀러 치하의 독일을 무대로 1940년대의 독일 제3제국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역사적·철학적 고민도 놓치지 않는다. 2차대전이 정점으로 치닫던 1941년 베를린에서 열렬한 히들러 숭배자인 두명의 조선 청년과 세명의 독일 젊은이가 만난다. 이들은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히틀러의 본질을 알고 그를 암살할 계획을 마련한다. 그것은 자신들 안의 광기를 직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지음, 이기숙 옮김, 한길사(031-955-2000) 펴냄, 3만원

르네상스를 서구문명의 전환기로 평가하고 그 특징으로 근대적 개인과 세계의 발견, 자유주의와 인문주의 등을 꼽은 19세기 독일 문화사가의 고전. 교과서에서 배우는 르네상스는 이 책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고전답게 풍부한 사료를 토대로 언어·관습·축제·가족·결혼·출생·어린이·음식·질병 등을 폭넓고 엄밀하게 논증하고 있다. 일본어 중역 등 문제점이 있었던 기존 번역본을 넘어서기 위해 독일어 전문가가 새롭게 번역을 하고, 부르크하르트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펴냈다.

돈명이 할아버지

강금희·정지아 책임정리, 공동선(02-2269-2745) 펴냄, 1만5천원

1974년 53살의 중견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라는 ‘가시밭길’로 들어섰다. ‘민청학련’ 사건에서 드러난 권력의 폭력을 참을 수 없어 구속자들을 변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후 그는 인혁당사건, 김지하 반공법 위반사건, 청계피복 조조사건,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 등 주요한 시국사건마다 변론을 맡았다. 수배 중이던 민주화 인사를 숨겨준 혐의로 옥살이도 했고, 민주화 과정에서 꾸준히 역할을 맡았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 이돈명 변호사의 삶과 그가 겪은 한 시대를 기록한 전기다.

거세된 희망

폴리 토인비 지음, 이창신 옮김,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1만5천원

빈곤 문제가 확대되는 현실은 이제 어느 한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고된 노동에 몸을 바쳐도 질긴 빈곤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계층이 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인 지은이는 직접 빌딩 청소원, 텔레마케터 등 저임금 노동자로 일하면서 보고 겪은 바를 생생하게 전하고 분석하면서, 대안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영국의 문제와 한국의 현실이 닮은꼴이라는 것. 옮긴이는 영국과 한국의 노동 현실과 복지정책을 비교하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제시한다.

한국인 트렌드

김경훈·김경홍·이우형 지음, 책바치(02-2282-4510) 펴냄, 1만8천원

10년 전 똑같은 제목으로 ‘신세대’와 ‘PC통신 혁명’ 등에 주목했던 지은이들이 10년 만에 다시 한국사회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서구의 미래학자가 아닌 한국인들이 이곳의 일상을 토대로 분석하고 예측했다는 점에서 살펴볼 만하다. 이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사회를 특징지을 트렌드로 DIY 등 능동적인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두 손 문화’, 사이버 세상을 기초로 한 임의접속, 젊음과 성공이 연결되는 네버랜드 러시, 충동조절장애 증후군과 불신사회 등 20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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