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돌체 카사>
일본인 음반 프로듀서 마코토 기마타(키스톤 대표)는 어느 날 파리를 소재로 샹송을 재즈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파리에서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 닐스 란 도키에게 바로 전화했고, 이 제안이 성사되면서 유러피안 재즈 그룹 ‘트리오 몽마르트르’는 탄생했다. 닐스 란 도키와 드러머 제프 부드로, 베이시스트 프랑수아 무탱이 낸 첫 번째 음반은 2001년 일본에서 발매돼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음반 <카사 돌체 카사>를 기획했다. 운명은 때로 우연의 얼굴로 다가오는 것일까. 9·11 테러 당시 뉴욕에 머물던 베이시스트 푸랑수아 무탱이 공항 폐쇄로 녹음일에 맞춰 프랑스로 들어올 수 없게 되자 스웨덴 출신의 베이스 주자 라스 다니엘손이 그의 자리를 대신 채웠다. 베이스 주자의 교체로 새로 진용을 갖춘 ‘트리오 몽마르트르’는 이후 같은 멤버로 세 번째 음반 <스페인>을 낸다.
‘편안한 나의 집’이란 뜻의 이 음반은 이탈리아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진 닐스 란 도키의 실력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안드레아 보첼리가 불러 히트시킨 <카루소>,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애창곡 <아베 마리아>, 영화 <대부>의 주제곡, <인생은 아름다워>의 타이틀곡 등 귀에 익은 작품들이 우아하고도 섬세한 선율로 재가공됐다. 이 밖에도 블루스적 감성을 살린 닐스의 자작곡 , 푹신한 소파에 묻혀 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 듯한 느낌의 <카사 돌체 카사>도 담겼다. 자극적인 하모니 대신 각 세션의 완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태도, 편안하면서도 분방하지 않고 절제된 연주를 즐길 수 있다. C&L뮤직.
더 다이어리 오브 알리시아 키스(The Diary Of Alicia Keys)
2003년 그래미상을 휩쓴 것이 노라 존스였다면, 그보다 한해 앞선 2002년 그래미상은 알리시아 키스의 독무대였다. 알리시아 키스는 2001년 데뷔 음반 <송즈 인 어 마이너> 단 한장으로 올해의 노래·올해의 신인 등 5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솔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알리시아 키스와 노라 존스가 함께 경쟁했더라면 누가 이겼겠느냐는 질문이 심심찮게 떠오르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알리시아 키스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가창력과 작곡·편곡 능력을 겸비했으며, 피아노 연주도 뛰어나 음악성에서 다른 가수들보다 돋보이는 차별성이 있다. 이번에 발매한 두 번째 음반은 한결 깊어진 성숙한 목소리에 매력적인 피아노 연주, 과거의 명곡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곡들로 풍성함을 더한다. 1집과 마찬가지로, 유행에 호소하는 리듬앤드블루스(R&B) 가수의 문법을 따르는 대신 가스펠풍에 가까운 전통적인 솔 터치로 정면승부한다. 귓가에 착착 감기는 목소리가 인상적인 인트로 <할렘즈 녹턴>(Harlem’s Nocturne)에 이어 비장한 힙합 비트 위에 신경질적인 바이올린 샘플을 얹은 무거운 분위기의 <카르마>(Karma), 디스코 시대를 풍미한 옛 노래 <렛 미 프루브 마이 러브 투 유>(Let Me Prove My Love To You)를 얹은 <유 돈 노 마이 네임>(You Don’t Know My Name)에서 들려주는 완성도 높은 연주 등은 젊은이들을 넘어 호소력을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