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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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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1-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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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후회는 없다

피터 퍼스트브룩 지음, 정영목 옮김, 지호(02-713-5170) 펴냄, 1만2천원

왜 그렇게 에베레스트에 오르려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라는 답을 남긴 20세기 초 영국의 등반가 조지 리 맬러리와, 75년 뒤 그의 주검을 찾아나선 영국 다큐멘터리팀의 이야기다. 1924년 맬러리와 앤드루 어빈은 에베레스트 정상을 200m 앞에 두고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다. 1999년 방송팀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잠들어 있던 맬러리를 발견했다. 책은 그들이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산 정상에 올랐을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 산악인들의 열정과 고민을 드러낸다.


우리는 사랑하는가

박홍규 지음, 필맥 펴냄(02-3210-4421), 1만5천원

예술가들의 평전을 열정적으로 써내고 있는 법학자 박홍규 교수가 평생 진정한 자유와 사랑의 의미를 찾아 고뇌한 에리히 프롬의 생애와 사상을 오늘의 사회상에 비추어 찬찬히 풀어썼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이며, 인간의 아름다움과 존엄을 회복하고 ‘산다는 것 그 자체’의 참된 의미를 찾고자 노력한 휴머니스트이자 아나키스트였던 그의 면모를 담고 있다. 지은이는 모두가 ‘시장’을 향해 달려가는 오늘날 여전히 부재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찾아 프롬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지음, 돌베개(031-955-5020) 펴냄, 3만8천원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년20일 동안 갇혔던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책은 <감옥…>에 실렸던 글들의 육필 원본을 영인해 묶은 것이다. 작은 엽서에 한자한자 눌러 쓴 230여편의 글과 그림들은 인쇄본보다 훨씬 강한 느낌을 담고 있다. 사형을 앞두고 써내려간 사색의 기록, 가족에게 보낸 편지, 감옥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담긴 깨알 같은 글씨들 사이에는 검열필 도장이 선명하다.

PD가 말하는 PD

김민식 외 21명 지음, 부키(02-325-0846) 펴냄, 9500원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살피는 시리즈의 첫권으로 전·현직 PD 21명이 밝힌 연출가의 세계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시청률 경쟁의 총알받이’라고 자조하며 인기 탤런트들의 엄청난 출연료에 전전긍긍하고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날밤을 지새며 살아가는 어려움들을 얘기하지만, 성공한 프로그램의 파급력과 그 매력,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는 보람도 크다고 한다. 각 분야 PD들의 특성, PD 지망생들을 위한 수험 가이드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기자가 말하는 기자>도 함께 나왔다.

열정과 결핍

이나리 지음, 웅진닷컴(02-3670-1826) 펴냄, 1만2천원

독특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살고 있는 ‘성공한 남자’ 12명의 인터뷰를 묶었다. 이윤기·황석영·조영남·이장희·박진영·조순형·진중권·설경구·장사익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방대한 인터뷰를 통해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들의 알려지지 않은 내면’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헤쳐나온 그들에게는 삶에 대한 지독한 열정과 고집이 있었으며, 또한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갈망, 즉 ‘목마른 결핍’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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