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돌아와 함께 늙어가는 ‘소호 언니들’제1490호 소나무가 뻗은 산길을 걷는다. 2023년 10월21일, 울산 울주군 소호리 뒷산, 유영순(56)씨와 박현이(58)씨를 15명이 뒤따른다. 말없이. ‘인시눠소호 공정여행’에 온 사람들이다. 영순씨와 현이씨가 매일 새벽 6시 강아지 독도, 한라, 만보랑 오르는 길이다. 6년 전 영순...
선생님, 산골로 뛰어 내려와 나무 한 그루 되다제1485호 그는 뛰어내리는 사람이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소호리 소호분교에서 500년 된 느티나무를 본 2004년 1월, 김미진(53) 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 땡땡(○○)마을 운영실장은 도시에서 ‘뛰어내렸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이런 나무 그늘 아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
인터뷰 하던 이장이 사라져…‘단장의 미아리 고개’에 차차차제1481호 지리산 자락, 마을 어귀 정자에 그가 앉아 있었다. 폭우가 쏟아졌다. 지리산둘레길을 관리하는 (사)숲길 상임이사이자 경남 하동 매계마을 이장인 이상윤(60)씨 곁을 동네 강아지 ‘칸이’가 어슬렁거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2023년 8월29일, 그날 저녁 내가 이 동네 사람들과 토끼...
사람을 이어붙이는 데는 밥풀이 최고…‘토란도란’ 마을자치제1477호 이 사람을 한자리에서 인터뷰하긴 어렵다. 온종일 동네 여기저기 뜬다. 이 사람 직함만 나열해도 한 문단이 될 지경이다. 박진숙(51) 죽곡농민열린도서관장, 함께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곡성군마을공동체네트워크 대표, 섬진강마을영화제 공동위원장은 생태농업을 하는 농부다. 2023년 5월까지는 전남 ...
멀리 돌아와 만난 할머니집 “‘화인당’을 출산했습니다”제1470호 그는 자신을 껴안으려 강원도 고성에 왔다. 호수 송지호에서 500m쯤 가면 나오는 왕곡마을엔 150여 년 된 전통가옥 50여 가구가 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전통가옥이 모인 곳이다. 이 중 마당에 접시꽃 흐드러진 방 두 개짜리 한옥이 ‘화인당’ 게스트하우스다. ‘곡식을 나눠 먹는 사이 좋은 인연...
땅끝 남해 상주, 사람을 보고 사람이 왔다제1466호 경쟁이 아닌 연대, 개인이 존중받는 공동체, 자연을 해치지 않는 인간의 삶이 가능한가. 뜬구름 아닌가. 학생운동권 끝자락이거나, 버르장머리 없는 ‘엑스(X)세대’라 불리다 아이엠에프(IMF) 사태로 하루아침에 다른 세계를 맞이했던 이들 중 어떤 이는 지역에서 진짜 해봤다. 그런 삶이 되나 안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