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이 숲 와봤다면 공항 짓겠다 했겠습니까”제1460호 동쪽 멀리 대한해협 난바다가 시야에 꽉 찼다. 산등성이 따라 남북으로 국수봉(해발 264m)까지 소사나무 수천 그루가 덩실덩실 숲바다를 이뤘다. 2023년 4월13일 오전 11시 부산 가덕도 외양포마을에서 동남쪽으로 한 시간 산길을 타고 가덕도 최남단 봉우리 남산봉(해발 188m)에 ...
파도가 왔다 사람이 떠나는 팽나무가 지켜본 540년제1455호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선 팽나무를 ‘포구나무’라 부른다. 해송(곰솔)만큼 짠 바닷물을 견디는 힘이 강해 포구(항구) 앞에 많이 자란다. 큰 파도를 맞아 잎이 모조리 떨어졌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성해지곤 한단다. 키 20m, 가슴높이 둘레는 7.5m, 나이 537±50...
사지 절단돼 쫓겨난 500살 회화나무제1450호 2023년 2월3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사상근린공원 들머리. 모르고 보면 시커멓고 커다란 나무토막이 왜 공원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지 사연이 궁금할 것이다. 갈색 페인트로 덧칠했지만 숯이 된 몸통을 다 가리진 못했다. 그래도 회화나무의 특징인 세로로 촘촘하게 갈라진 수피(나무껍질)가 보였다. 이 나무토막의 정체는…
플라타너스는 이웃을 지키고 싶었을 뿐제1446호 충북 청주의 가로수길은 높이 10m가 넘는 플라타너스 고목 1천여 그루가 웅장하고 긴 터널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가로수길은 우암산, 무심천과 함께 ‘청주 3대 랜드마크’로 꼽힌다. 영화 <만추>(1981년)나 드라마 <모래시계>(1995년)의 ...
광해군이 독촉한 모과… 이 거목은 알까제1442호 젊은 나무엔 없고 노거수(老巨樹·크고 나이 많은 나무)에만 있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물결치듯 굽이굽이 굴곡진 밑동이다. 어린나무의 줄기는 매끈하게 둥글다. 세월이 흐른다. 떡잎 아래에서 원뿌리 외에 수많은 곁뿌리가 물과 양분을 찾아 뻗어나가고 굵어진다. 이런 곁뿌리를 판자를 모로 세운 모양...
선생님 닮은 로뎀나무가 되고 싶었다제1438호 원래 키가 작아 남쪽 지방에서 생울타리로 많이 쓰이는 호랑가시나무. 광주 남구 양림산에는 이 나무들이 400년간 군락을 이뤄 키 5~6m의 거목으로 자라 있다. 그 산비탈에 수피아여고가 자리잡고 있다. 교정은 남동쪽 플라타너스 무리와 북동쪽 팽나무 무리가 울타리로 감쌌다. 1908년 학교를 ...
‘은빛 살구’ 열린 은행나무…세계 첫 500t 거목 옮겨심었더니제1434호 곧 부채꼴 잎들이 노랗게 물들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를 찾았다. 와룡산과 약산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을 서쪽에 두고 700년 넘게 살아온 이 노거수(老巨樹·나이 많고 큰 나무)는 멀리서도 우람한 크기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키 31m, 가슴높이 둘레 14m.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에 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