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으로만 채우면 이렇게 된다제1456호 1398년 음력 8월26일. 태조 이성계는 ‘삼봉 정도전이 왕자를 죽이려다 계획이 누설되어 죽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다. 정안군 이방원의 시각으로 작성된 ‘제1차 왕자의 난’ 보고서였다. 모든 것이 끝나고 왕의 최종 결재만 남았다. 요식 절차였다. 이성계는 보고서에 서명한 뒤 “어떤 물건이 목구...
“줄곧 이기려고 하면 온 조정이 다 빌 것” 정인홍이 민주당에 남긴 교훈제1453호 1611년 3월(이하 음력). 여든이 다 돼가는 시골의 한 선비가 올린 상소가 조선 조정에 접수됐다. 상소를 읽은 국왕 광해군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정 내에는 상소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이후 승정원과 양사(사헌부·사간원)의 대간, 유생들이 나서 선비를 규탄했다. 광해군이 별다른 의도가 ...
조광조도 피하지 못한 ‘내로남불’…윤석열 정부도?제1450호 “조광조는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다. …나도 그 사람을 조금은 아는데 그 마음이 곧지 않다.”1519년 12월16일(이하 모든 날짜는 음력) 기묘사화로 몰락한 조광조 일파의 형량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신하들은 국왕 중종의 ‘뒷담화’를 들으면서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조광조가 어떤 사람인가. 도학(道學...
흐릿한 윤 대통령… 권력의 언행은 명확해야 한다제1447호 1403년 6월3일. 경상도에서 세곡(세금으로 걷힌 쌀)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漕運船) 34척이 침몰했다. 기록은 “죽은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고 썼다. 관리가 생존자 수색을 벌이다 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는 관원을 보더니 도망갔다. 붙잡아 까닭을 물으니 “이 고생스러운 일에서 떠나려 했다”고 말했...
측근에게만 술 준 ‘세조의 실패’, 윤 대통령은 다를까?제1444호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는 신하들과 술 먹는 자리를 유난히 좋아했다. 조선왕조실록 누리집에서 ‘술자리’를 검색하면 총 973건이 나오는데 절반가량인 467건이 세조 때 기록이다. 세조는 왜 술을 좋아했을까? 김종서와 사육신, 조카 단종까지 죽인 철혈 정치가는 권력을 향락을 즐기는 데만 사용한 걸까....
윤석열 정부가 심온의 죽음에서 배울 것제1441호 1422년 6월8일. 태종 이방원이 죽었다. 향년 54. 한 달 전만 해도 국왕 세종과 사냥을 나갈 정도로 건강하던 상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모든 신하가 당황했겠지만 특히 3년 전 태종의 지시로 세종의 장인 심온을 역모로 몰아 죽게 한 유정현 등에게는 날벼락이었다. 끝끝내 꺼내지 않은 카드 ...
공직자여, 정몽주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아라제1438호 14세기 말 여말선초(麗末鮮初)를 다루는 사극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몽주는 ‘충’(忠)의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 몸이 죽고 죽어”로 시작되는 시조 ‘단심가’를 지은 이. 망해가는 고려를 지키려 이성계·정도전과 대립하다 이방원의 칼날에 죽어간 고려의 마지막 충신. 이성계는 그를 죽인 이방원에...
누가 ‘정의’를 독식하려 하느냐제1435호 ‘역적이 선왕을 시해하고 왕위에 올랐다.’1724년 10월16일, 선왕 경종(景宗)의 뒤를 이어 창덕궁에서 즉위하는 영조(英祖)를 바라보는 소론계 강경파 신료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그들의 세계관에서 경종의 재위 기간 노론과 영조의 언행은 역모였다. 왕위 계승과 역모 등으로 대립한 노론·소론 ...
자신을 책망한 현종, 남탓만 하는 대통령제1432호 19살 왕은 즉위하자마자 도망쳤다. 1011년 1월1일 고려의 8대 국왕 현종(顯宗)은 거란(요나라)이 불태우는 수도 개경의 모습을 경기도 광주(廣州)에서 전해들어야 했다. 현종의 피란은 온전히 그의 책임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009년 서북면 도순검사 강조가 정변을 일으켜 선대임금 목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