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을 두려워하는 이유제1239호 11월14일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을 읽고 난 뒤 얼굴이 화끈거렸다. 당시 법원행정처와 같은 건물에 있는 대법원 기자실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는데도 ‘사법 농단’의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사법부 수뇌부의 내밀한 행동을 출입기자가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
정권 아닌 국민에 줄 선 검찰 실세제1236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실세’로 통한다.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검찰 서열의 정점에 검찰총장이 있는데 왜 윤 지검장을 실세라 할까. 검찰 ‘넘버2’, 아니 그 이상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넘버2’라 한다. 검찰총장 직속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이건희와 달리 충직한 가신 없는 이재용제1232호 ‘이재용이 구속된 것은 아버지(이건희 회장)와 달리 가신이 없기 때문이다.’ 2017년 2월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직후 검찰 관계자들이 내놓은 촌평이다. 이건희 회장은 충직한 ‘가신’(家臣)들의 도움으로 형사처벌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그런 헌신적인...
박영수 특검, 법무부에 뿔났다제1229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17일 법무부 인터넷 누리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수사 결과와 정반대되는 자료가 떡하니 올라왔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8천억원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8...
김기춘 조기 석방의 불편한 진실제1225호 지난 8월6일 새벽 서울 동부구치소 정문을 나서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구속 기간 만료로 자유의 몸이 된 기쁨을 채 맛보기 전에 200여 명의 시위대와 맞닥뜨렸다. 옛 통합진보당 지지자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김 전 실장의 석방을 규탄하는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다. 그가 탄 승용차의 앞유리가 깨지고 차체가 ...
법꾸라지, 정권과 함께 몰락하다 제1218호 “무죄를 밝혀야 하는데, 내가 왜 도주를 하겠습니까.” 지난 6월1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신의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겁하게 도망칠 생각은 전혀 없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말이었다. 그는 국가정보원에 민간인·공무원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
권력 위의 촛불 악연을 대물림하다제1216호 “편할 때 전화 부탁합니다.” 2015년 11월14일 오후 기자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김수남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였다. 그는 막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에 내정된 상태였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총장 후보자가 기자에게 통화를 요청한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장롱 속 전화기가 주군을 벼랑 끝으로제1214호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6월1일 시작된다. ‘국정 농단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결을 향한 두 번째 관문이다. 이미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그는 1심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몰락은 ‘교훈을 얻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새삼 떠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