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 법의 탄생제1181호 성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다면. 양심에 따라 군복무 대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적당한 전세금과 월세를 내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면. 소수의 기간제 노동자마저 1년이 지나 정규직이 될 수 있다면. 시민의 삶을 지금보다 덜 불안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상상이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려면 관련 법안이 국회...
빚보다 더 큰 이자 이제는 그만 내자제1181호 차라리 다행인 걸까. 수렁에 빠진 순간이 어렴풋하다. “희뿌연 안개에 갇힌 듯” “필름이 끊긴 듯” 가물가물하다. 10년, 20년간 빚에 시달려온 장기 연체자들의 공통된 기억법이다. 이들은 “너무 많은 빚에 정신이 없어서” “정신적 충격으로 우울감에 시달려” 빚이 생기고 불어난 과정을 온전히 복기...
월급이 늘어서 소득이 줄었다제1178호 행복한 한때였다. 남편과 아내와 딸은 서로 아꼈고 의지했다. 생활도 풍족했다. 부부는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해 한 달에 1천만원씩 벌어들였다. 그러나 갑작스레 성공한 남편은 돈 앞에 무너졌다. 한 달에 보통 1천만원, 적게는 200만~300만원씩 유흥비로 탕진했다. 하루 술값으로 900만원...
누구나 찍고 찍히는 2mm 몰카의 공포제1175호 지름 2mm의 세계. 강지원(22·가명)씨는 석 달 전 극초소형 공간에 갇혔다. 일상이 하나씩 파괴됐다. 일상적인 장소가 공포로 다가왔다. 늘 가던 공중화장실도 들어가지 못하고, 카페에선 구석 자리만 찾았다. 급기야 강씨는 한 달 전 집을 떠났다. 멀리 떨어진 도시의 친구 집에서 지낸다. 낯선 ...
아픈 노동자의 존엄을 위하여제1172호40년을 성실한 목수로 살아온 노인의 심장은 갈수록 약해졌다. 주치의는 “일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아파서 일 못하는 노인에게 정부의 ‘질병수당’은 유일한 생계비였다. 어느 날, 정부는 ‘당신은 혼자 50m 이상 걸을 수 있고 모자를 쓸 수 있다’는 이유로 질병수당을 끊었다. 당장 돈이 필요한 노인은 ...
성추행과 논문제1169호 이번호부터 서보미 기자의 ‘국회는 대나무숲’을 시작한다.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청년, 중장년, 노동자, 자영업자 등의 절박한 외침을 담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결국 입법기관인 국회를 향한다. 정부, 시장, 상사, 소비자의 일시적 선의나 시혜가 아니라 법과 제도를 통해 시민의 삶이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