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뜰로 나온 박래군제1086호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떠나야 했던 여행을 가을이 머무는 계절에 마쳤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부천 역곡천 주변을 달렸습니다. 상쾌한 바람에 살짝 흩날리는 머릿결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집 근처 학교에 다니는 둘째를 차로 태워다주었습니다. 학교 교정에 들…
첫 공판, 목이 메어 하지 못한 말들제1084호‘4·16 가족’들께 드립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지난 주말 설악산 단풍이 절정이라더니 이곳에서도 눈에 보이는 나무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네요.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관악산도 곧 단풍으로 물들겠지요. 관악산이 지척인데 저기 한 번 갈 수가 없군요. 안산도, 광화문도 가깝지만…. 모두 잘 있겠지요? ...
1년 중 제일 싫은 날이 명절제1080호 시간은 무섭도록 빨리 흘러갑니다. 어느덧 9월도 중순이고 추석도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감방 안에까지 가득 차게 울리던 귀뚜라미 소리는 이젠 안 들리네요. 새벽에 일어나면 한기조차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새벽 4~5시에 일어나는데, 어디 멀리선가 닭 홰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를 신호로 ...
곁을 지킨 죄제1079호귀뚜라미 소리에 이끌려 마당에 나가 한참을 서성였어요. <한겨레21> 등에서 래군 형의 옥중 편지를 읽고 하루 종일 망망해진 마음. 구치소에 가두어진 몸, 그 꽉 막힌 공간에서 귀뚜라미에 눈길을 주고, 거미와 공간을 나누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형의 편지. 그리고 꿈에 찾아왔다는 아버지의...
아내도, 딸도 한번 안아볼 수 없지요제1077호 인권운동가 박래군은 ‘4·16 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세월호 1주기에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는 혐의로, 지난 7월16일 구속됐다. <한겨레21>이 무리한 부탁을 했다. 옥중 편지를 보내달라고 했다. 끝나지 않은 편지는 앞으로 올 때마다 ...
내 방에 놀러오세요제1073호지난주 부탁한 편지가 이제야 도착했다. 인권운동가 박래군은 ‘4·16 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세월호 1주기에 “잊지말자”고 호소했다는 혐의로, 지난 7월16일 구속됐다. <한겨레21>이 무리한 부탁을 했다. 지난주 종로경찰에서 서울구치소로 막 이송된 그에게 옥중 ...
박래군의 배후는 ‘시대가 죽인 사람들’제1072호 박래군은 멀리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을 했던 2004년, 그는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겠다고 서울 여의도에서 거의 살았던 것 같다. 다음해 상임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도 사무실에서 그와 마주치는 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상임활동가 회의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가끔씩 사무실에서 일을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