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김어준의 파파이스> 출연자와 제작진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한겨레TV
“서 작가, <파파이스>는 언제까지 제작해야 하는 걸까? 원래 계획은 12월20일 대선일이 마지막 공개방송 계획이었어.” “그러게, 어준 총수 생각은?” “새로운 정부의 시작, 정국을 좀더 지켜보자, 이렇게 말하더군.” “회사에서는?” “<한겨레>는 편성권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아. 부장은 ‘시청자가 떠나면 프로듀서로서 종방하는 것이지’라는 입장이고.” “지금 <파파이스> 시청 조회 수는?” “대선 정국에 비하면 약 20% 빠졌지. 그래도 팟캐스트 평균 800만 다운로드, 한겨레TV 유튜브 채널 100만 조회.” “그런데?” “그런데, 담당 PD인 나는 늘 마음 한구석이 갈팡질팡이야.” “왜?” “한겨레TV 유튜브 채널 댓글 봤어?” “자주 보고 있지.” “인력과 제작비를 투자하는 <한겨레>에 대한 그 조롱의 언어들.” “반대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시민도 많은 것 같은데.” 소주 비율을 높인 소맥을 ‘말며’ 서 작가는 말했습니다. “<한겨레21> ‘파파이스 PD의 김어준 외줄타기’에 실린 글 읽었어. ‘저널리즘은 공적인 문제를, 질문을 던지는 것을 자각했다.’ 그런데 나는 그걸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 물론 한국의 언론과 방송이 제대로 질문하지 않아서 이런 지탄을 받았지. <한겨레>는 보수 정치권력에, 무엇보다 삼성 재벌권력에 당당히 질문을 던졌다는 것을 인정해.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예측할 수 없는 수용자의 행태…. (잠시 침묵) 그게 일부든 다수든 답은 <파파이스> 시청자인 시민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해. 모든 권력에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시민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인 것 같아.” 그리고 제 마음에 울림을 주는 말을 던졌습니다. “언론과 방송 노동자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자기 자신에겐 질문하지 않는 것 같아.” 시청자인 시민에게 질문하고 그에 앞서 제작진 스스로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를 통해 언론과 시민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혀가는 노력이 필요한 미디어 시대입니다. 지난주 <파파이스>(159회)에서 다룬 북핵 문제와 성주 사드 ‘임시’ 배치에 대해 얘기해줄 게스트를 섭외하는 회의에서 송채경화 기자는 ‘문재인 안보팀, 동맹 균열 내는 트럼프에 맞서라’라는 기사를 쓴 <한겨레>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를 추천했습니다. 이때 김어준 총수가 끼어들었습니다. “이분의 시각이 의미는 있는데, 그거와 무관하게 나와서 그런 주장을 하면 태어나서 단기간에 가장 많은 욕을 먹을 거야.” 충돌 두려워 않고 질문하려 합니다 김 총수의 말은 현재 진보언론과 수용자 관계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현상의 일부를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언론과 시청자의 시각과 견해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파파이스>는 스스로에게 묻고 시청자에게 문제제기 하는 길을 걷겠습니다. ‘본질적 차이’는 당당히 밝히고, ‘정도의 차이’는 소통을 통해 좁혀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간격이 멀어져 돌이킬 수 없다면 <파파이스>는 무대를 떠나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파파이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경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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